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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한글 타이포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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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에게 일반인에게 타이포그래피(typography)라는 용어는 몹시 생소하다. 출판업계와 인쇄업계에서는 타이포그래피라는 말 대신에 ‘원고지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왔다. 우리나라에서 타이포
그라피라는 단어는 디자인업계에서 전래된 용어이다. 어원적으로 타이포그래피는 타이프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뜻이다. 타이프(type)는 활자를 말한다. 나무활자(목활자)이건, 금속활자이건, 도자기활자(세라믹활자)이건 활자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것이 타이포그래피의 원래 의미이다. 폰토그래피(fontography)의 어원은 폰트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뜻이다. 폰트(font)는 인쇄용 본문 활자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금속활자보다는 디지털 활자(digital type)일 경우에 폰트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 한글 활자의 사용 역사는 약 600년이지만, 한자 활자는 2000년 이상이 된다.
 
1. 폰토그래피와 타이포그래피

우리나라는 타이포그래피에 관한 한 세계적으로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우리 민족은 지금부터 2040여년 전 이미 문자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문자에 관한 것을 연구하는 것이 바로 타이포그래피 학문이기 때문이다. 문자를 사용하여 문장을 작성하고 문장을 모아서 출판물(책)을 만든다. 책에서 사용하는 문자는 활자에 의하여 인쇄된다. 유럽에서는 1450년대 구텐베르크의 납활자 조판 기술이 타이포그래피의 시작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는 1234년(고려 인종 때) 최윤의가 편찬한 금속활자 인쇄본인 ‘고금상정예문’의 인쇄보다도 200년 이상 늦은 시기이며, 목활자 인쇄본에 비하면 훨씬 더 뒤늦은 시기인 것이다. 1)

 
활자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타이포그래피의 어원대로, 요즈음에도 활자를 만들거나 활자로 조판하는데 관련된 기술을 타이포그래피라고 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타이포그래피를 정의한다면, ‘문자디자인’이라고 한마디로 정의할 수도 있다. 이에 비해 인쇄용 본문 활자를 디자인하는 폰토그래피는 ‘활자디자인’이나 ‘활자용 문자디자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어떤 책을 출판할 것인가를 정하고 원고를 준비하고 나면, 원고의 조판 체제, 즉 어떤 글자꼴(서체)의 활자, 어떤 크기, 1행(한 줄)의 길이는 얼마(몇 자), 줄과 줄 사이는 어느 정도로 띌 것인가, 1페이지에 몇 줄을 조판할 것인가, 제목은 어떤 식으로 조판할 것인가 등을 정하는 것이 편집(디자인) 단계에서 할 일이다. 편집에서 하는 이런 일의 대부분이 바로 타이포그래피의 영역에 속한다.
 
한국 출판업계와 인쇄업계에서는 ‘원고지정’을 ‘할부(와리쓰께)’라고도 부르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편집자가 제일 처음 배우는 일이 교정 작업과 원고지정 방법이다. 그러나 개인용컴퓨터를 잘 취급하는 젊은 편집자나 젊은 디자이너가 출판계에 입문하여 자리를 잡자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원고지정‘ 대신에 ’타이포그래피‘라는 용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편집자의 3대 역할에는 필자의 역할, 독자와 평론가의 역할, 디자이너의 역할이 있다. 이 중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이 바로 원고지정 작업을 하는 일이고, 이 원고지정 작업이 디자인업계에서 문자디자인(타이포그래피)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원고지정을 하기 위해서는 레이아웃을 미리 잡아야 하는데, 이 레이아웃 과정을 디자인업계에서는 편집디자인이나 북디자인 작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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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에서 금속활자가 가장 처음 만들어진 것은 고려 고종 21년(1234) 경이다. 당시의 학자 이규보는 <동국이상국집> 후집에서 <고금상정예문> 50권을 주자(鑄字)로 인쇄했다고 기록하고 있으나, <고금상정예문>은 지금 전해지지 않아 어떤 모양의 책인지는 알 수 없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은 고려 우왕 3년(1377)에 인쇄되어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중인 <직지심경>이다.

2) 이기성/고경대, ‘출판디자이너의 일’, <출판개론>, pp.144~146, 서울출판미디어,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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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이기성 (계원조형예술대학 출판디자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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