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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기계화와 한글 자판

한글은 한국어를 표기하는 문자 체계이다. “한글 기계화”란 우리말의 표기 체계인 한글을 기계를 이용해서 입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컴퓨터가 보편화되어서 대부분의 업무에 활용되고 있는 요즘, 한글
기계화와 관련된 논의는 컴퓨터의 입력 장치 중의 하나인 키보드의 자판 배열과 관련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글 키보드의 자판 배열은 우리나라 타자기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이곳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타자기들의 한글 자판 배열을 중심으로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 세벌식 타자기 (공병우식)
우리나라 최초의 안과 의사였던 공병우 박사는 1949년 세벌식 타자기를 만들었다. 세벌식 타자기는 한글이 초성, 중성, 종성이 모여서 하나의 글자를 만든다는 원리를 충실히 받아들여서 만들어진 것으로 초성, 중성, 종성이 각각의 글쇠에 반영되어 자판이 설계되었기 되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세벌식 자판의 변형이 현재 컴퓨터에서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 다섯벌식 타자기 (김동훈식)
세벌식 타자기는 한글을 이루는, 초성, 중성, 종성 각각의 자모가 하나의 글쇠에 할당되어 있어서, 글자를 구성하는 자모의 종류에 상관없이 동일한 자형의 자모가 사용된다. 가령, 초성, 중성, 종성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글자에서 중성이 초성의 아래쪽에 결합하는 ‘ㅗ’가 사용되는 경우와 초성의 오른쪽에 결합하는 ‘ㅏ’에 따라서 초성의 모양이 달라지지 않고 동일한 자소를 사용하는 것이다. 김동훈식은 다섯벌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글자의 모양에 미적 기능을 더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 네벌식 타자기
네벌식 타자기는 1969년 국가 표준으로 제정되었는데, 공병우식 세벌식 타자기와 김동훈식 다섯벌식 타자기의 장점만을 취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 사용법이 매우 불편하였지만, 1983년 폐지될 때까지 국가 표준으로 기계식 타자기에 활발히 사용되었다.
 
□ 세벌식/다섯벌식/네벌식 타자기 자형 비교
다음 그림은 “한글의 역사와 미래”(김정수 1990: 열화당)의 화보 그림으로 세벌식/다섯벌식/네벌식 타자기의 자형을 비교한 것이다. 세벌식 타자기는 초성/중성/종성이 각각 한 벌씩 있기 때문에 글자의 구성 방식과 무관하게 모든 자모의 글꼴이 동일하다. 다섯벌식 타자기는 하나의 글자에 사용된 초성/중성/종성의 종류에 따라서 글자의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인쇄된 결과가 미려하다. 네벌식은 세벌식과 다섯벌식의 중간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그림 1] 세벌식 타자기의 한글 입력
세벌식 타자기의 한글 입력
 
[그림 2] 다섯벌식 타자기의 한글 입력
다섯벌식 타자기의 한글 입력
 
[그림 3] 네벌식 타자기의 한글 입력
네벌식 타자기의 한글 입력
 
컴퓨터를 사용하기 이전, 한글을 기계로 입력하는 사무용 도구는 타자기가 유일하였던 시절에는 글자의 모양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컴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글자의 모양이 자판을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 두벌식 자판
1982년 정부는 컴퓨터 자판의 표준을 정하면서 기존에 타자기 자판에서 사용되던 세벌식을 배제하고 텔레타이프에 사용되던 두벌식 자판을 국가 표준으로 정하였는데, 이것이 지금 KS X 5002 “정보처리용 건반 배열”이라고 지정된 컴퓨터 자판이다. 세벌식 자판이 초성, 중성, 종성을 각각의 글쇠에 할당했다면, 두벌식은 초성-중성-종성의 구별이 아니라 자음과 모음만을 구별하여서 자판에 할당되었기 때문에 “도깨비불 현상”이라는 것이 발생한다. 가령, ‘사람’이라는 낱말을 입력하면, “ㅅ → 사 → 살 → 사라 → 사람”과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살”의 종성에 나타나는 ‘ㄹ’은 아직 현재 음절의 종성이 될 지, 다음 음절의 초성이 될 지가 결정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초성/중성/종성을 각각 다른 글쇠에 할당한 세벌식 자판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다. 또한 두벌식 자판은 자음을 자판의 왼쪽에, 모음을 자판의 오른쪽에 배열하고 있는데 한글에서 자음의 사용 빈도가 월등히 높기 때문에 왼쪽 손에 무리가 가는 자판 배열이라고 할 수 있다.
 
□ 세벌식 최종
현재 컴퓨터에서 사용하고 있는 세벌식 자판은 크게 “세벌식 390”과 “세벌식 최종”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보통 세벌식이라고 하면 “세벌식 최종”을 말한다. “세벌식 최종”은 1991년 세벌식 자판의 고안자인 공병우 박사가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서 발표한 세벌식 자판의 최종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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