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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 전화 한글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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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휴대전화 한글 입력 방식 (2)
최근의 휴대전화 한글 입력방식은 하나의 키에 여러 개의 자모를 할당하고 키를 반복적으로 눌러서 원하는 자모를 선택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때 각각의 키에 어떤 자모를 어떻게 할당해서 배열하느냐가 중요하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휴대전화 제조업체마다 각각 고유한 한글 입력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한글의 창제원리를 반영한 대표적인 방식 두 가지에 대해서만 알아보도록 하자.
□ 한글의 창제 원리와 운용 방식
한글은 1443년 조선의 네 번째 임금인 세종대왕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1446년 반포되었다. 한글의 기본이 되는 자모는 ‘ㄱ, ㄴ, ㅁ, ㅅ, ㅇ’ 5개의 자음과 ‘ㆍ, ㅡ, ㅣ’ 3개의 모음이다. ‘ㄱ, ㄴ, ㅁ, ㅅ, ㅇ’ 5개의 자음은 발음기관을 본떠서 만들었으며, ‘ㆍ, ㅡ, ㅣ’는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를 의미한다. 기본자음 5개에 획을 더하거나 겹쳐서 쓰면 새로운 글자가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를 각각 ‘가획’과 ‘병서’라고 한다. 천지인을 결합하여서 구성되는 새로운 모음 글자를 초출자(初出字)라고 하는데, ‘ㅏ, ㅓ, ㅗ, ㅜ’를 말한다. ‘ㅏ, ㅓ, ㅗ, ㅜ’와 ‘ㆍ’가 결합해서 새로 만들어지는 모음 글자를 재출자(再出字)라고 하는데 ‘ㅑ, ㅕ, ㅛ, ㅠ’가 이에 해당한다.
휴대전화 문자입력 방식 중 훈민정음의 제자원리를 반영한 대표적인 방식 두 가지는 ‘천지인’ 방식과 ‘ez-한글(나랏글)’ 방식이다. 이 두 가지 방식은 각각 훈민정음의 제자원리를 어떻게 수용하였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 ‘천지인(天地人)’ 방식
천지인 방식은 삼성전자의 AnyCall 제품군에 탑재된 한글 입력 방식으로, 국내에서 사용자가 제일 많은 휴대전화 한글 입력 방식이다. 이 방식은 ‘천지인’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훈민정음의 모음운용방식을 그대로 수용하였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림 3] 천지인 방식 자판 배열
천지인 방식 자판 배열
 
모음은 천지인 3개의 결합에 의해서 구성된다. 초출자 ‘ㅏ, ㅓ, ㅗ, ㅜ’와 재출자 ‘ㅑ, ㅕ, ㅛ, ㅠ’의 구성 방식은 다음과 같다.
 
 초출자(初出字) 구성 방식
 ㅣ + ㆍ = ㅏ
 ㆍ + ㅣ = ㅓ
 ㆍ + ㅡ = ㅗ
 ㅡ + ㆍ = ㅜ
 
  재출자(再出字) 구성 방식
 ㅣ + ㆍ + ㆍ = ㅑ
 ㆍ + ㆍ + ㅣ = ㅕ
 ㆍ + ㆍ + ㅡ = ㅛ
 ㅡ + ㆍ + ㅏ = ㅠ
자음은 키를 반복적으로 눌러서 원하는 글자를 선택하는 토글 방식이다. 자음의 배열을 훈민정음과 비교해 보도록 하자.
4번 키에 할당된 ‘ㄱ, ㅋ, ㄲ’는 모두 ‘엄쏘리(牙音)’이다. ‘ㄱ, ㅋ, ㄲ’는 모두 동일한 조음점에서 발음되는 예사소리-거센소리-된소리이다. 5번 키에 할당된 ‘ㄴ, ㄹ’와 6번 키에 할당된 ‘ㄷ, ㅌ, ㄸ’는 모두 ‘혀쏘리(舌音)’이다. 7번 키에 할당된 ‘ㅂ, ㅍ, ㅃ’는 모두 ‘입시울소리(脣音)’이다. 8번 키에 할당된 ‘ㅅ, ㅆ’는 ‘니쏘리(齒音)’이지만, ‘ㅎ’는 ‘목소리(喉音)’이다. 9번 키에 할당된 ‘ㅈ, ㅊ, ㅉ’는 모두 ‘니쏘리(齒音)’이다.
‘천지인’ 방식의 자음 배열은 대체로 훈민정음의 자음 배열에 따라서 이루어졌지만, 각 키에 배당되는 글자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ㅎ’과 ‘ㅇ, ㅁ’ 등은 조음방식의 측면에서 서로 무관한 글자들과 함께 같은 키에 배치되어 있다.
‘천지인’ 방식은 모음의 운용에서 훈민정음 창제원리를 그대로 수용하여 사용자의 직관에 적합한 인터페이스 방식을 설계하였다는 점에서 그 우수성이 드러난다. 다만, 토글 방식의 기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연속입력의 문제점은 그대로 지니고 있다. 예를 들면, ‘강아지’, ‘국가’, ‘망아지’ 등과 같이 동일한 키에 할당된 자음이 연속해서 나올 때에는 이동 키를 사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강아지’의 ‘ㅇ-ㅇ’, ‘국가’의 ‘ㄱ-ㄱ’, ‘망아지’의 ‘ㅇ-ㅇ’)
 
□ ‘ez-한글’(나랏글) 방식
'ez-한글'은 LG전자의 Cyon 제품군에 탑재된 한글 입력 방식으로, 최근에는 원래 이 방식의 명칭인 ‘나랏글’로도 알려져 있다. ‘천지인’ 방식이 모음 기본자 3개를 자판에 배열하여서 모음은 하나의 키에 하나의 글자만 할당하여 운용하면서 자음은 하나의 키에 여러 개의 문자를 배열하여 반복해서 누르는 방식으로 운용하였다면, ‘ez-한글’은 모음 기본자 중 현대 한국어의 한글맞춤법에서 사용하지 않는 아래아(ㆍ)를 제외한 ‘ㅡ, ㅣ’와 초출자 ‘ㅏ, ㅓ, ㅗ, ㅜ’를 4개의 키에 배열하고, 이 중에서 ‘ㅏ/ㅓ’, ‘ㅗ/ㅜ’를 각각 하나의 키에 할당하여 모음자를 반복해서 눌러서 선택하도록 하였다.
<그림 4>는 ‘ez-한글’의 키 배열이다. 이 방식에서는 ‘ㄱ, ㄴ, ㅁ, ㅅ, ㅇ’ 5글자와 ‘ㄹ’을 자음의 기본자로 보고 6개의 키에 할당한 뒤, ‘가획(加劃)’과 ‘병서(竝書)’라는 기능키를 이용해서 나머지 자음들을 생성해 낸다. 이러한 자음생성원리는 훈민정음의 설명을 수용한 것으로 이에 따른 자음생성단계는 <그림 5>와 같다. 모음 재출자 ‘ㅑ, ㅕ, ㅛ, ㅠ’는 모음 ‘ㅏ/ㅓ’, ‘ㅗ/ㅜ’ 중 입력하고자 하는 모음을 선택한 뒤 자음의 ‘가획’ 키를 이용하여서 생성해 낸다.
 
[그림 4] 'ez-한글‘ 방식 자판 배열
'ez-한글' 방식 자판 배열
 
[그림 5] 'ez-한글‘의 자음 생성 방식
'ez-한글'의 자음 생성 방식
 
 
기존의 한글 입력방식이 0-9까지의 숫자 키만을 이용하여서 한글을 입력하였다면, ez-한글은 숫자 키 이외에 ‘*’과 ‘#’을 기능 키로 이용하기 시작하였다. ez-한글은 자음의 운용 방식이 훈민정음의 원리를 그대로 수용하여서 설계되었는데, 사용자의 측면에서 한 가지 문제점은 기능 키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천지인’ 방식이 직관적인 학습이 쉽게 이루어지는 반면, ‘ez-한글’은 ‘가획’과 ‘병서’라는 기능 키의 사용으로 인해서 사용자가 초기 학습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문제점이 있다.
 
□ 훈민정음 창제원리를 따라서...
‘천지인’ 방식과 ‘ez-한글’ 방식 두 가지 모두 11,172자라는 한글의 입력을 위해서 훈민정음을 참조하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온고지신(溫故知新)’ 정신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겠다. ‘천지인’ 방식에서는 자음의 연속 입력에 어려움이 있는 반면, ‘ez-한글’은 ‘가획’과 ‘병서’라는 기능 키를 사용함으로써 연속 입력의 문제를 해결하였다. 또한 ‘천지인’의 모음입력 방식은 직관적이다. ‘천지인’의 모음 입력 방식과 ‘ez-한글’의 자음 입력 방식을 결합한다면 아마도 훈민정음의 제자원리와 글자를 조합하는 운용방식을 가장 충실히 반영한 방식이 될 것이다. 그러한 가상의 자판 배열은 <그림 6>과 같을 것이다.
 
[그림 6] ‘천지인’과 ‘ez-한글’의 결합
‘천지인’과 ‘ez-한글’의 결합
 
<그림 6>의 자판배열은 ‘천지인’ 방식과 ‘ez-한글’ 방식의 장점을 그대로 살려서 결합했다고 볼 수 있다. 즉, 연속입력이 가능하고 모음의 직관적인 운용이 그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단점도 그대로 남아있는데, 기능 키를 사용한다는 것 때문에 사용자들이 처음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과 현행 한글맞춤법 규정에 존재하지 않는 자모인 아래아(ㆍ)가 자판에 배열되어 있다는 점이 그러한 단점이다. 어쨌든 이러한 배열은 훈민정음의 자모운용방식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점에서 흥미있는 배열 방식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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