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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남북한의 언어 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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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남북한의 언어 순화 정책의 비교
남북한의 언어 순화 정책은 분명한 유사점과 차이점을 보인다. 남과 북의 언어가 순화 정책에 의해서 그 격차를 크게 보이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한 격차에도 동기와 대상의 측면에서는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첫째, 남한의 국어 순화 정책과 북한의 말다듬기의 정책의 수립 동기가 동일하다. 남과 북의 언어 순화 정책은 모두 일제 강점기가 남긴 일본어의 잔재를 청산하고 한자어와 서양 외래어의 영향을 벗어나 민족의 고유한 언어로서 민족적 정체성을 되살리는 것을 주요한 동기이자 목적으로 하고 있다. 물론 북한의 말다듬기가 남한의 언어와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서 실시되었다는 점은 우리의 국어 순화 정책과 사뭇 다른 점이기는 하다.
둘째, 남과 북의 대상의 측면에서 동일하다. 정리하려는 어휘가 일본어 잔재와 한자어, 그리고 서양 외래어이다. 이 가운데 한자어는 이미 우리말의 어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어원을 인식하지 못하고 사용할 정도로 친숙한 것들이 많다. 그래서 남한의 경우에는 지나치게 어려운 한자어가 아닐 경우에는 국어 순화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있다는 점이 북한과 다른 점이다. 반면 일본어의 잔재는 반드시 청산해야 할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은 남과 북의 언어 순화 정책의 공통점이다.
셋째, 남북한의 언어 순화의 주체가 다르다. 남한에서는 일정한 기관에서 용어를 심의하고 그 용어에 대한 의견을 모으지 않는다. 국가기관 뿐만 아니라 민간의 연구단체에서도 국어 순화에 대한 의견을 내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당 산하의 국어 사정 위원회라는 일정한 국가 기관에서 용어의 심의와 의견 수렴의 절차를 진행시키고 어휘를 정리한다.
넷째, 남북한의 언어 순화 결과의 보급과 반영 방식이 다르다. 남한에서는 강제성이 없이 권고 정도의 수준에 머무르는 반면 북한에서는 언어 규범화에 따라 다듬은 말을 정치인과 언론 등이 본보기로 먼저 다루어 쓰고 다듬어진 말의 보급에 적극적이다. 다시 말해 북한에서는 다듬어진 말이 규범성을 갖는다.
마지막으로 국립국어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남북한의 언어 순화의 결과 중에서 무려 700여 개의 어휘가 동일하다고 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순화한 용어의 총수가 25,000여개 정도로 유사하게 나타난다. 다음과 같은 어휘들은 남북한의 순화 결과가 일치하는 예이다.
 
가교 → 임시가교
게시판 → 알림판
견인차 → 끌차
계주 → 이어달리기
골키퍼 → 문지기
공복 → 빈속
구근 → 알뿌리
구릉 → 언덕
다년생 → 여러해살이
독백 → 혼잣말
메뉴 → 차림표
사료작물 → 먹이작물
상록수 → 늘푸른나무
색인 → 찾아보기
아점 → 눈접
앨범 → 사진첩
양치식물 → 고사리식물
에스컬레이터 → 승강기
이하선 → 귀밑샘
자승 → 제곱
측구 → 옆도랑
프린터 → 인쇄기
흉위 → 가슴둘레
 
5. 맺음말: 언어 순화 정책의 통일
광복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일어난 분단으로 인해 지난 60여 년간 남과 북의 언어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변하여 왔고 그 중에서도 남북의 언어 정책의 차이로 인해서 발생한 가장 큰 격차가 바로 언어 순화에 따른 어휘 정리라는 부분에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남북의 한민족의 의사소통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이 바로 이 어휘의 차이가 될 것이다. 따라서 통일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서는 더 이상의 어휘 차이를 일으키는 남북의 언어 순화 정책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보아야만 하는 것이다.
최근 이러한 남북한 언어 이질화의 문제에 대하여 남과 북의 당국자와 학자들이 그 심각성을 함께 깨닫고 언어 순화 정책을 포함하여 어문 규정과 사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민족의 언어를 함께 다듬어 가고자 하는 통일된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서로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미래의 우리말의 통일된 모습을 위한 언어 순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김용범(1992), ‘남북한 언어의 이질성과 극복의 방안’, 「한양어문」 10, 한국언어문화학회, 61-77.
김정숙(1989), ‘남북한 어휘 비교’, 「어문논집」28, 민족어문학회, 291-304.
박갑수(1999), ‘남북한 언어 차이와 그 통일 정책’, 「선청어문」 27,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413-436.
조재수(2006), ‘남북한 언어 비교’, 「제 10회 국외 한국어 교사 연수회 자료집」, 159-187.
최용기(2003), 『남북한 국어 정책 변천사 연구』, 박이정.
최용기(2003), ‘남북 순화 용어, 통일 방안은 무엇인가?’, 「국어 순화 실천 방안 마련을 위한 학술대회 논문집」, 8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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