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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어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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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언
시간이 흐르고 지리적 사회적 소통의 가능성이 떨어지게 되는 상황에서 언어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변화하게 된다. 그리하여 언어에는 시간적인 차이, 그리고 지리적인 차이와 계층적인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언어의 변화에서 가장 쉽게 변하고 또 가장 두드러지게 변화하는 부분이 바로 ‘어휘’이다.
1948년 이후 한반도는 남과 북으로 나뉘어서 6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90년대에 들어서 남북 교류가 어느 정도 활기를 띄고 있지만 그 이전에는 거의 완전히 단절된 채로 짧지 않은 세월을 보내왔다. 그러므로 그 세월 동안 남과 북의 언어가 서로 다르게 변화하여 오늘날 상당한 차이를 반영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인 것이다. 이러한 남북한의 언어 차이는 언어 변화의 일반적인 양상을 반영하여 어휘 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특히 남한은 1988년 이후 문교부에서 고시한 새『표준어 규정과 표준 발음법』에 따라서 서울말을 중심으로 하는 ‘표준어’를 사용하고 있는 반면 북한에서는 1964년과 1966년에 김성이 ‘새로운 어휘를 만들어 쓰라’는 교시를 한 이후 평양말을 중심으로 하는 ‘문화어’를 표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표준어 정책에 따라서 남과 북의 어휘는 더욱 다른 모습으로 변하게 되었다.
차이를 보이는 남북한의 어휘를 형태와 의미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크게 의미가 동일한데 형태가 달라진 경우와 형태는 동일한데 의미가 다른 경우로 분류할 수 있다. 이 모든 경우는 남과 북의 사회가 서로 다른 정치․사회․문화적 환경에 처해 있음을 반영한다. 특히 북한의 어휘에는 사회주의 성향의 정치적 색채가 짙은 어휘들이 두드러지게 많고 민족주의적인 성향과 함께 미국보다는 러시아나 중국 쪽의 영향을 반영하는 어휘들이 많다. 그러면 앞에서 언급한 대로 형태와 의미의 측면을 고려하여 남북한의 어휘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2. 형태가 다른 어휘
남북한의 어휘의 차이를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경우가 형태가 다른 어휘의 경우이다. 이 경우는 어휘 차이의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남한은 1988년에 그리고 북한은 1966년에 각각의 표준화된 언어를 규정하였다. 이러한 표준어에 대한 언어 정책은 한 국가의 정치적 이념을 반영하고 국민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이러한 측면이 반영되어 서로 다른 어휘를 사용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경향이다.
형태가 다른 어휘는 고유어로 언어 순화를 한 경우, 방언의 영향 등에 의해서 표준으로 정한 어휘가 서로 다른 경우, 평음과 경음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 사동형/피동형이 다른 경우, 한자어를 다르게 사용하는 경우, 그리고 외래어의 표기가 다른 경우로 나누어질 수 있다.
 
2.1. 고유어로 언어 순화를 한 경우
남한의 어휘는 외래어나 한자어의 형태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흔한 반면 북한에서는 이러한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고유어의 형태로 바꾸어 사용하는 언어 순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한자어 외래어
[남] [북] [남] [북]
관절 뼈마디 노크 손기척
교목 키나무 레코드 소리판
능력 일본새 스프레이 솔솔이
멸균 균깡그리죽이기 시럽 단물
살균 균죽이기 젤리 단묵
월동 겨울나이 카스텔라 설기과자
인력 끌힘 커튼 창문보
추수 가을걷이 코너킥 모서리뽈
한복 조선옷 파마 볶음머리
홍수 큰물 훅(hook) 맞단추, 겉단추
 
2.2. 표준화된 어휘가 다른 경우
남북한이 서로 다른 어휘들 가운데에는 표준말 규정의 차이로 인해 생겨난 것들도 있다. 다시 말해, 새로이 만들어 낸 말이라기보다는 규정에 의해 새로이 선택된 단어인 것이며 서울말의 중심으로 하는 남한의 표준어와 평양말을 중심으로 하는 북한 문화어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에 속하는 단어는 다음과 같다.
 
[남] [북] [남] [북]
금방 가지 세배 설인사
갈치 칼치 수줍어하다 수집어하다
거위 게사니 심혈 심흔
귀리 귀밀 (값이) 싸다 눅다
구름다리 허궁다리 아내 안해
국민 인민 여위다 까지다
귀를 기울이다 강구다 연고 무른고약
규모있게 분한있게
끊임없는 불면불휴 외치다 웨치다
넌출 넉출 으스대다 으시대다
단짝 친구 딱친구 이내 인차
달걀 닭알 힘차게 일어서다 일떠서다
도시락 밥곽 일구다 일으키다
들르다 들리다 줍다 줏다
뒹굴다 딩굴다 지긋한 지숙한
몰리다 몰키다 채소 남새
묵화 먹그림 치솔 이솔
별똥/유성 별찌 치약 이딱이약
보증하다 담보하다 콧등 코허리
부수다 부시다 한솥밥 한가마밥
산수화 경치그림 한지 조선종이
상호 호상 화장실 위생실
 
2.3. 평음과 경음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
김정숙(1989)은 남한에서 경음으로 표기되는 어휘 가운데 북한에서는 평음으로 표기되는 경우와 역으로 남한에서 평음인 것이 북한에서 경음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전자의 경우는 형태주의에 따르는 북한의 표기법에 따라 말의 어원을 충실히 밝히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에 속하는 ‘원쑤, 복쑤’와 같은 예는 감정의 표출을 위한 인위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1) 남한의 경음이 북한의 평음에 대응하는 경우
[남] [북] [남] [북]
날짜 날자 손뼉 손벽
빛깔 빛갈 이빨 이발
색깔 색갈 잠깐 잠간
 
(2) 남한의 평음이 북한의 경음에 대응하는 경우
[남] [북] [남] [북]
복수(復讎) 복쑤 원수(怨讐) 원쑤
안간힘 안깐힘 조각 쪼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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