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문자의 성립과 마찬가지로 키릴 문자
역시 시대적인 상황에 의해 탄생하였다. 로마 제국이 분할된 후 지금의
동유럽이 서유럽 중심의 로마 교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슬라브
어로 성서, 교회법, 교회 관계의 책을 번역하면서 그리스 문자에
토대를 둔 새로운 문자로 만들어 번역하면서 이 문자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당시에 만들어진 문자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글레골 문자이고 하나는
키릴 문자이다. 이 중 키릴 문자가 슬라브 세계에서 늦게 만들어졌지만
이 지역의 주된 문자로 성장하게 된다. 즉 키릴 문자는 처음 불가리아
지역에서 발생하여 글레골 문자와 병용하게 된다.
그러나 글자 자체가 간명하고, 음성을 표기하기에 부족한 문자는 글레골
문자에서 간략화하여 보충하였기 때문에 여러 언어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과 관련하여 키릴 문자가 불가리아에서 러시아로 전파되고
또한 마케도니아와 세르비아 쪽으로도 퍼지면서 각 민족의 사정에 따라
여러 번의 개량과 수정을 거쳐 슬라브 제 종족의 문자가 되었고,
구 소련의 팽창 정책에 의해 구 소련의 영역 내에 있던 민족들도
이 문자를 사용하게 되었다.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에서 사용하고 있는 문자를 보통 러시아 문자라고
지칭하는데, 이것은 이 문자를 사용하고 있는 국가 중 가장 강대한
국가가 러시아이고, 동시에 이 문자의 정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이 문자는 키릴 문자를 약간 수정한 것이므로 키릴 문자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고, 이들 제 국가에서도 자신들이 사용하고 있는 문자의
이름을 키릴이라고 한다.
키릴 문자가 러시아에 전파된 것은 10세기 중엽으로 추정된다. 동부
불가리아로부터 그리스 정교가 전파되면서 이 종교와 관련된 제반 서적과
더불어 전파된 것이다.
그 후 16세기 중엽에 피요트르 1세가 당시 다양하게 사용되던 서체를
정비하고, 1710년에 시민용 활자체를 제정하면서 근대 러시아의
알파벳이 정립되는 것이다. 이후 20세기 초반에 몇몇의 글자를 폐지하는
등 개혁을 이루어 현재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