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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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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단어 문자의 발달
3.1. 고대 문명의 발생과 단어 문자의 출현
[단어 문자의 개념]
그림문자들의 그림이 형식화하게 되고, 하나하나의 그림이 언어 단위의 한 요소 즉 단어의 개념을 표기하고, 단어가 가지고 있는 발음을 가지게 되면서 단어문자로 발전하게 된다. 그림문자와 단어문자의 차이는 기호와 그것이 나타내는 존재물과의 관계에서 나타난다. ‘그림’ 자체가 개념을 표현할 때, 그 그림을 그림문자라 하게 되지만, 어떤 부호나 기호가 ‘그림’에서 일탈하여 더욱 추상적으로 형식화하게 될 뿐만 아니라, 언어 단위인 단어를 지칭하거나 표현하게 되어 음성과 의미를 지니고 될 때 그 기호를 단어문자라고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집트의 신성문자(hieroglyphics)인 는 ‘집’을 뜻하고, 중국의 문자 川은 ‘내’를 뜻하는데, 전자는 집의 평면도에 파생된 것이고 후자는 두 둑 사이에 물이 흐르고 있음을 상형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의 ‘그림문자’들이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집’과 ‘내’를 그대로 표현한 것이 아니라, 그것의 과도한 특성화 내지는 추상화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이후 이러한 그림문자에서 형식화한 기호가 ‘물’이나 ‘내’라는 단어를 의미하는 기호로 사용될 때 이들 기호를 단어문자라고 하는 것이다.
 
[단어 문자의 종류와 예]
인류가 사용한 단어 문자 중 그 기록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은 이집트문자, 슈메르 문자, 고대 중국문자, 크리트 문자, 아메리카 대륙의 마야 문자, 아즈텍크 문자 등 6종류라고 한다.
단어문자의 좋은 예는 고대 슈메르 인이 사용하던 것으로, 흔히 ‘인류 최초의 문자’ 혹은 ‘가장 오래된 문자’로 지칭되고 있다. 지금부터 5,000년 내지 6,000년 전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사용된 기호가 ‘쐐기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기호의 모양을 본따서 흔히 ‘설형(cuneiform)문자’라고 부른다. 그러한 기호의 형식이 어디서 출발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으나, 기호의 형식과 그 기호에서 지칭되는 대상과의 관계가 임의적이어서 ‘단어문자’의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단어문자나 이집트의 단어 문자 등은 그림문자적인 성격과 단어문자적인 성격이 섞여 있으나, 현재까지 알려진 문자 중에서 가장 오래된 문자인 슈메르 문자가 전형적인 단어 문자의 성격을 띠고 있으므로 세계의 문자사에서 슈메르 시대에 단어에 입각한 문자체계가 성립되었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단어 문자를 만드는 방법]
단어문자(중국의 경우)를 만드는 방법은 상형, 지사, 회의, 형성, 전주, 가차 등의 6가지가 흔히 논의되고 있고, 이중 몇 가지는 이집트 문자나 수메르 문자의 제자 방식과 일치한다고 한다.(구체적인 사항은 중국의 문자 참고)
 
3.2 이집트 문자
[문자의 발생과 특징]
이집트 문자는 기원전 3000년 말 경 즉 지금으로부터 약 5,000년 전쯤에 나타난다. 이 시기는 상 이집트와 하 이집트의 통일에 의한 ‘왕조시대’ 이집트의 역사가 시작하는 것과 대체로 일치한다. 이집트 문자를 ‘히에로글리프’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그리스어 ‘히에로스’(성스러운)와 ‘글리페인’(조각하다)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래서 이를 성각(聖刻) 문자라 번역하기도 한다. 이 문자는 신전, 분묘, 비석 등에 부분적으로 새겨져 있어 해독이 어려웠는데, 나폴레옹이 이집트에 원정했을 때인 1799년 로제타 지방의 돌에 히에로글리프를 포함하여 3종의 문자가 새겨져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 3종의 문자는 서로 같은 내용을 번역한 것으로 추축되며, 1822년에 완전히 해독되어 히에로글리프의 전반적인 면모가 밝혀지게 된 것이다.
이집트 문자는 표의 문자와 표음 문자 그리고 한정 기호가 어우러진 상당히 복잡하면서도 체계적이고 세련된 문자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이집트 문자는 표의 문자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표의 문자적인 요소는 사물의 형상이나 행위의 특징을 상형한 것이다.

둘째, 이집트 문자는 표음 문자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표음문자적인 요소는 두 종류로 나타난다. 하나는 두개의 자음을 표상하는 표음 문자이고 다른 하나는 한 개의 자음을 표상하는 표음 문자이다. 두 개의 자음을 표상하는 표음 문자는 두 개의 자음을 포함하는 특정한 개념(혹은 단어)을 표상하기 위해 사용된 문자가 동일한 두 개의 자음을 가지고 있는 다른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됨으로써 발전한 것이다. 한국어로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국어의 ‘가루’를 표현하기 위해 어떤 문자를 만들었다고 하자. 이 문자는 ‘가루’를 지칭하기 위해 사용될 뿐만 아니라, 제1음절 위치에 ‘ㄱ’ 그리고 제2음절 위치에 ‘ㄹ’을 가지고 있는 다른 단어를 예를 들어 ‘가로, 고루, 고리’ 등의 단어를 표현하기 위해 두루 사용되는 것이다. 이집트 어는 자음 중심의 문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표현이 가능했을 것인데, 이렇게 두 개의 자음을 표현하는 문자는 약 80개 정도가 된다고 한다. 한두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그리고 하나의 자음을 표기하기 위한 부호를 24개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문자의 개발은 자음 중심의 음절 문자로 사용될 수 있었을 것인데, 실질적인 활용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던 듯하다. 문자의 예는 다음과 같다.

셋째, 두 개의 자음을 표기하는 문자를 사용할 경우나 하나의 자음을 표기하는 문자를 사용할 경우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의미 지칭의 애매함을 없애기 위해 의미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주는 한정 기호(determenative)를 사용하였다. 한두 예를 보면 다음과 같다.

 
한정 기호예
 
이러한 상형 문자 외에 이집트 인은 신관 문자와 민용 문자를 사용하였는데, 모두 상형 문자의 후예들이다. 신관 문자는 주로 종교적 서적에 사용되었고, 민용 문자는 세속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되었다.
 
[문자의 발달과 전파]
이집트 문자인 히에로클리프는 이집트에서 히에라티크로 발전하고, 이것은 다시 데모티크로 발전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발전은 문자사에서 커다란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문자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이집트 문자가 이집트와 아라비아의 중간에 있는 시나이 반도에 있던 가나안 인에게 전해져 시나이 문자가 창안되는 사실이다. 시나이 문자는 이집트 문자를 전용하여 자음만을 표기하기는 하지만, 세계 최초의 부분적인 알파벳 문자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시나이 반도에서 시나이 문자를 창안한 가나안 인들은 가나안 땅으로 이주한 후에는 다시 가나안 문자를 창안하고, 이것이 페니키아 인에게 전해져 페니키아 문자로 발전하고, 이것이 그리스 인에게 전해져 그리스 문자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스 문자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방 세계에 전파된다. 한편 페니키아 문자는 아람 인에게 전파되어 아람 문자로 발달하게 되고 이것은 동방으로 전해져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사용되는 문자의 원조가 된다.
지금 지구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문자는 이집트 문자에 기원을 두고 있는 셈이다.
 
3.3. 메소포타미아 문자
[문자의 발생과 특징]
티그리스, 유프라테스의 두 강 사이에서 고대 문명의 하나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일으켰던 수메르 인은 쐐기 문자 혹은 설형 문자를 고안해 낸다. 이 문자는 애초에 약 2,000개 정도의 문자기호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것이 기원전 약 3,000년 즉 지금으로부터 약 5,000년 전에 800개 정도로 정리된다. 이후 기원전 약 2,800년이나 2,600년 경에 이 지역에서 지배권을 확보하는 셈계 아카드인(바빌로니아 인, 아시리아 인)이 약 570개 정도로 줄이고, 이중 약 200-300개 정도가 일상적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설형문자의 형태는 이집트 문자와 완전히 다르지만, 기본적인 내적 구성은 이집트 문자와 동일하다. 즉 상형 문자적인 성격과 표음 문자적인 성격을 가지고, 표음 문자적인 성격을 보완하기 위해 의미 식별 부호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문자의 예는 다음과 같다.
 
메소포타미아문자
 
[문자의 전파와 발달]
교착어를 사용하는 비셈어계인 수메르인의 설형 문자는 이 지역의 지배권을 획득하는 셈어계인 아카드인(바빌로니아인, 아시리아인)에게 전파되어 문자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혁명을 하게 된다. 즉 본래의 문자가 가지고 있던 표의 문자적인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음절문자처럼 사용되게 된다. 즉 아카드 인은 수메르 인의 문자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그 언어까지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문자 부호만 받아 들이게 된다.(한국어의 상황에 비유해서 말하면 한국에서 중국의 상형 문자 ‘古’을 받아 들이면서 이 문자에 해당되는 중국어의 어휘는 받아들이지 않고, 한국어의 고유어인 연결어미의문첨사인 ‘고’를 표기하기 위해 이 문자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아카드 인의 설형 문자가 표의성을 버리고, 표음적인 성격만 가지게 되는 상황이 되어 그 문자를 음절 문자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을 것인데, 현실은 그러지 못했다. 단어 문자를 음절 문자처럼 사용하면서 야기되는 대단히 복잡한 문제들을 이들은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여, 대단히 복잡한 문자체계를 바빌로니아 인들은 사용하게 된다.
이러한 결점에도 불구하고 메소포타미아 문명 지역에서 발전한 단어 문자로서의 설형 문자는 바빌로니아, 아시리아 등에 의해 새로운 문자로 탄생하고, 또 이들에 의해 인근의 여러 종족에게 전파되어 다양한 모양의 설형 문자로 발전하게 된다. 즉 히타이트, 페르시아 등을 위시하여 다수의 종족들이 이 문자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자들은 표음적인 기능은 가지고 있었지만 대단히 복잡한 문자체계였기 때문에, 음절 문자 혹은 자음 중심 문자로 발전해 가는 이집트 문자의 후예들에게 그 자리를 넘기고 소멸하게 된다. 이 지역에서 문명을 일으켰던 수메르 인들도 아카드 인에게 밀려 남부 메소포타미아로 이주한 후 기원전 4세기 중반 경에 그 지역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확보하여 그들의 문자를 계속 사용하였지만, 기원전 330년에 알렉산더 왕의 원정과 더불어 전래된 아람 문자에게 그 위치를 넘겨주기 시작하였다.
 
3.4. 인더스 문자
기원전 2,800년과 1,600년 사이에 존재했던 인더스 문명 지역에서도 독자적인 문자가 만들어져 사용되었다. 이들이 사용하던 문자는, 인더스 문명이 일어났던 지역 중 모헨조다로와 하랍파 등에서 700개 정도의 문자가 새겨진 돌 도장이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이들의 문자가 돌도장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이 문자를 인장(印章)문자라 하기도 한다.

이 문자는 단어 문자보다 그림 문자에 더 가까운 면모를 가지고 있는데, 인도 문명의 소멸과 함께 사라졌다. 그리고 이 문자들에 대한 해독은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문자의 예는 다음과 같다.
 
인더스문자
 
3.5. 중국 문자
[중국 문자의 발생과 특징]
인류 4대 문명의 발상지 중의 하나였던 중국에서도 단어 문자가 발생하였다. 그런데 중국 문자는 다른 지역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고대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한 문자가 대략 4,000년 이상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한자 즉 중국 문자가 유일할 것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중국 문자를 사용하는 사람들끼리는 시대와 언어를 넘어서 독서가 가능하고 문자로써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둘은 글자의 수와 서체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계속 발달해 갔다는 점이다. 초기 문명 발생지에 만들어진 문자들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그 획이나 문자 모양이 점점 간소화해지고 그 문자의 숫자도 줄어들게 되는데 유독 한자만은 기존의 문자를 조합하여 새로운 문자를 만들어 왔기 때문에 문자의 모양도 복잡해지고, 그 숫자 역시 계속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문자는 오랜 세월 동안 문자를 만드는 방법도 다양하게 발달시켜 왔다.
 
[중국 문자의 전파]
중국 문자는 인근의 종족에 전파되어 그대로 사용되기도 하고, 글자 모양을 변모시켜 사용하기도 하였다. 즉 기원 전후 혹은 그 이전의 시기에 한국에 전래되어 한국인들에게 본래의 모습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구결자라는 간체자로 변용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일본에 전래되어 역시 원래의 모습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간체자로 만들어져 일본 문자로 변용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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