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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창제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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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구결
 
구결은 한문을 우리말로 해석하면서 읽는 방식으로, 우리나라에서의 한문독법 방법으로 개발된 것이다. 구결은 신라 의상시대부터 발달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한문 독법으로 발달되어 온 구결에는 세 가지가 있다. 부호구결(符號口訣)과 석독구결(釋讀口訣), 음독구결(音讀口訣) 등이 그것이다.
 
5.1. 부호구결 자료는 부호를 기입한 도구에 따라 각필(角筆)로 점토(點吐)를 기입한 각필 부호구결 자료와 묵서(墨書)주서(朱書), 백서(白書) 등으로 기입한 묵서 부호구결 자료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부호구결은 한자를 사각형(□)으로 인식하고, 한자의 상하, 좌우변(左右邊) 위ㆍ아래와 밖에 각각 세 곳씩 12자리와 한자의 내부에도 상중하 3단에 각각 3자리씩 9자리에 점토를 표시하여 한문을 우리말로 읽어나가는 것이다. 점토가 기입되는 위치는 한자를 사각형으로 인식하여 한자 내부의 9자리를 포함하여 21자리인 것으로 보인다. 부호구결에 사용된 부호는 점(點)과 선(線)을 기본으로 하여 이들을 합한 부호 등으로 이루어진다. 점 하나로 표시되는 단점(單點)이 부호구결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쌍점(雙點)은 방향에 따라 수평, 수직, 사선(斜線), 역사선(逆斜線) 방향 등 네 가지로 쌍점을 한자의 · 각각의 자리에 표시하고 있다. 각필 부호구결에서는 점 외에 짧은 선으로도 현토하는데 이것도 방향에 따라 수평, 수직, 사선, 역사선 등으로 나타난다. 점과 선이 합하여 이루어진 점토도 있는데 점과 선의 위치와 방향에 따라 8가지로 그 유형이 나누어질 수 있다. 이 중 ‘!, ¡’ 등과 같은 형은 편의상 ‘느낌표’형으로, ‘!, ¡’ 등은 편의상 ‘눈썹’형으로 불러온 것이다. 그리고 『진본화엄경(晉本華嚴經)』 권20에는 세 점으로 이루어진 점토(∴)도 나타난다. 다른 각필 부호구결 자료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이 외에도 부호구결 자료에는 역독부호(逆讀符號)와 합부(合符) 표시 등이 있으며, 자료에 따라서는 간혹 수정 부호(修訂 符號)도 있다.

필자가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성암고서박물관 소장본인 『진본화엄경』 권20에 나타나는 부호구결문에 나타나는 점획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그림 1 참조>

기본적으로 이 자료에 사용된 부호구결은 다른 각필 부호구결이나 필서(筆書) 부호구결에서와 마찬가지로 한자를 □로 인식하고 한자의 상하, 좌우변 위 아래와 밖의 각각 세 곳이 점토 표시 자리임을 알 수 있다. 즉, 한자의 상변(上邊)과 하변 위 아래의 각각 왼쪽과 가운데 그리고 오른쪽에 점이나 선 등을 표시한다. 좌변과 우변 밖의 각각 상단과 중단 하단 세 곳에도 점획을 표시하고 있다. 한자(□)의 안쪽에는 한 가운데 한 점을 포함하여 아홉 자리에 점획을 표시할 수 있다. 이것을 표로써 제시하면 아래의 점획표와 같다. 한자의 □ 안쪽 한 가운데 한 점을 찍은 것은 즉, ‘□’는 ‘?’(은)으로 해독할 수 있다. 이 ‘□’은 지금까지 발굴된 모든 각필 부호구결, 즉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의 부호구결과 『주본화엄경(周本華嚴經)』의 부호구결에서도 ‘?’(은)으로 해독된 것이다.

부호구결은 앞에서 설명한 부호들을 사용하여 점선이 기입될 일정한 자리에 부호를 기입하여 현토(懸吐)한 구결이다. 이를 풀어서 읽으면 그 당시의 우리말로 한문을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일본의 훈점(訓點)과 같은 방식이다. 각필 부호구결은 국어사와, 한ㆍ일 문자사 및 문자 교류사, 한문 독법사 등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된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각필 부호구결이 11세기의 불경에서 발견되었다. 각필 부호구결 자료는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 동안 우리는 이런 자료들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일본의 한 각필 자료 연구가의 도움으로 각필 스코프를 이용하여 각필 부호구결 자료를 발굴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구결학회를 중심으로 하여 발굴된 각필 부호구결 자료는 다음과 같다. 화엄경 자료들 중에서는 아래와 같은 7종의 자료에서 각필로 기입한 부호구결을 발견하였다. 이들 각 자료는 처음부터 끝까지 점토를 현토하여 한문을 해석하면서 읽은 자료로 그 양에 있어서도 상당한 분량이다.

(1) 진본화엄경(晉本華嚴經) 권20 (성암고서박물관(誠庵古書博物館) 소장) :
사경체(寫經體)의 간본(刊本)으로 자체(字體)나 지질(紙質)로 보아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보다 1세기 이상 앞서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 주본화엄경(周本華嚴經) 권6 (성암고서박물관 소장) :
국보 203호로 지정된 목판(木板) 권자본(卷子本)이다. 권수(卷首)에 ‘海東沙門守其藏本(해동사문수기장본)’이란 소장인(所藏印) (가로 2.4cm, 세로 4.4cm)이 찍혀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3) 주본화엄경(周本華嚴經) 권22 (성암고서박물관 소장)

(4) 주본화엄경(周本華嚴經) 권31 (호림박물관 소장)

(5) 주본화엄경(周本華嚴經) 권34 (호림박물관 소장)

(6) 주본화엄경(周本華嚴經) 권36 (성암고서박물관 소장) :
국보 204호. 목판(木板) 권자본(卷子本). 권수(卷首)에 정교한 변상도(變相圖)가 있다.

(7) 주본화엄경(周本華嚴經) 권57 (성암고서박물관 소장) :
『유가사지론』중에서는 다음과 같은 자료들이 각필 부호구결자료이다. 이 자료들에는 각필로 쓴 구결자도 함께 나타난다.

(8)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권8 (성암고서박물관 소장)

(9)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권五 (성암고서박물관 소장)

(10)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권3 (호림박물관 소장)

이 외에 연세대학교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법화경(法華經)』권1에도 각필 부호구결이 기입되어 있다. 이 책은 본래 권자본(卷子本)이었던 것을 잘라 선장본(線裝本)으로 개장(改裝)한 것이다.
각 각필 부호구결 자료에 사용된 부호구결은 종파나 계파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유가사지론』의 각필 부호구결과 『주본화엄경』에 기입된 각필 부호구결이 차이를 보일 뿐만 아니라, 『진본화엄경』 권20과 『주본화엄경』에 기입된 부호구결도 각각 차이를 보인다. 부호구결 자료에는 각필 부호구결 자료와 묵서 부호구결 자료 등이 있는데 이 중 묵서 부호구결(符號口訣) 자료는 1995년도 겨울 방학 중에 필자와 정신문화연구원팀이 기림사(祇林寺) 자료 조사에서 필자가 발견한 기림사본 『법화경』에서 묵서로 기입한 부호구결을 발견한 바 있다.

그 당시 이 자료에 음독구결과 함께 기입된 이상한(?) 부호들을 발견하고 이것이 일본의 훈점자료와 비슷한 면이 있다는 정도로 파악하고 연구자들에게 소개한 바 있다. 현재 이 자료의 마이크로 필름은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 보관되어 있다. 이 외에도 필자는 작년 7월 초에 고려시대 묵서 부호구결 자료 2점을 개인 소장 자료에서 확인한 바 있다.

<그림 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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