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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창제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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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석독구결(釋讀口訣)은 한문을 우리말로 새겨서 읽었던 방법의 하나로 완전한 번역문의 성격을 띈다. 석독구결도 차자표기법 중 하나이다.
   

석독구결이 한문을 우리말로 번역한 완전한 번역문이지만, 표기상으로 보면 어느 정도의 한계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석독구결은 우리말의 완전한 번역문으로 고려시대 국어 연구와 국어 문법사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된다. 석독구결은 향가의 해독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석독구결 자료는 일반적으로 한문의 원문 좌우 행간에 작은 글씨로 토를 기입한 것이다. 즉 한문 원문에 한자의 생획자(省劃字)로 만든 구결자로 토를 기입한 자료이다. 석독구결에서 사용된 토는 음독구결과 마찬가지로 조사와 어미의 표기가 많지만, 음독구결에서 볼 수 없는 다른 성격의 토들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한자의 석을 표기한 것과 말음첨기법도 사용하고 있다. 국어와 어순이 다른 한문을 번역한 번역문으로, 한문을 새겨 읽으면서 한문의 구성소를 읽어 나가다가 거꾸로 올라가서 읽어야 할 경우에는 역독점을 찍어 표시하였다.

석독구결을 읽는 방법은 한문의 구성소 가운데 먼저 그 오른쪽에 토가 붙어 있는 것부터 차례로 읽어 내려가다가 그 토의 끝이나 원문 한자의 밑에 점이 있으면 다시 위로 올라가 왼쪽에 토가 붙어 있는 구성소를 읽는 방법으로 읽으면 우리말 순서로 읽게 되는 것이다. 이 때 만일 왼쪽에 토가 붙어 있는 구성소에 역독점이 또 붙어 있으면 다시 위로 올라가 왼쪽에 토가 붙어 있는 구성소를 마저 읽은 다음 아래로 내려와 오른쪽에 토가 붙어 있는 것을 차례로 읽어 나가면 된다.

 
  A: […] 信行具足復有五道一切衆生復有他方不ꑓ 可.量衆
B: […] 信行 具足 復 五道 一切 衆生 有 復 他方 量 可 不ꑓ 衆 有 <舊仁02:01-2>
B: […] 信行乙 具足爲示彌 復爲隱 五道叱 一切 衆生是 有叱在彌 復爲隱 他方叱 量乎音 可叱爲隱 不知是飛叱 衆 有叱在彌 <舊仁02:01-2>
C: […] 信行 具足시며  五道ㅅ 일체 이 잇겨며  他方ㅅ 量홈(혜아룜) 짓 안디이 무리 잇겨며
D: […] 신행을(淸信行을) 구족하시며 또 오도(五道)의 모든 중생이 있으며 또한 타방(他方)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무리가 있으며
지금까지 발굴된 고려시대 석독구결 자료는 6 종이다.

(1) 균여의 『석화엄교분기(釋華嚴敎分記)』에 남아 있는 석독구결 두 문장.
   
(2) 『대방광불화엄경소(大方廣佛華嚴經?)』, 권35: 목판본(木板本), 절첩(折帖), 12세기의 국어 자료로 추정함.
  개인 소장.
   
(3)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권14: 목판본(木板本), 절첩(折帖), 12세기 후반에서 13세기 전반의
  국어 자료로 추정함. 개인 소장.
   
(4) 『금광명경(金光明經)』, 권3: 목판본(木板本), 권자(卷子), 13세기,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과 같은 류의
  자료로 추정한다. 권수(卷首)와 권말(卷末)의 2장씩은 다른 사람에 의해 기입된 구결로 보인다. 김병구 씨 소장.
   
(5) 『구역인왕경(舊譯仁王經)』 상(上): 목판본(木板本), 5장 낙장본(落張本). 목판본(木版本)이고 25행 1행
  17자본으로 절첩본(折帖本)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13세기의 구결 자료로 추정한다. 동국대학교 박물관 소장 .
   
(6)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권20: 목판본(木板本), 권자본(卷子本)이고 석독구결 자료 『유가사지론(瑜伽師
  地論)』 권20은 재조고려대장경(再雕高麗大藏經) 판본이다. 13세기 후반 자료로 추정함.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석독구결은 지금까지 발굴된 석독구결 자료 중 문자체계나 언어 현상에 있어서 가장 후대의 언어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남풍현 교수 소장.
 
이 외에도 석독구결 자료에는 각필 부호구결 자료인 진본화엄경 권20 난상에 있는 교정된 내용에 보이는 한 문장을 추가할 수 있다. 그리고 조선 초기의 구결 자료 중에 고려 시대의 석독구결과는 약간 다른 종류의 석독구결도 존재한다.
고려시대의 석독구결 자료에 나타난 구결자의 문자체계를 살펴보면 다음의 <도표 1>과 같다.
 
구결자의 문자체계
 
구결에 사용되는 구결자는 한자의 생획자로 만든 문자이다. 즉, 해서(楷書)나 행서(行書), 초서체(草書體)의 일부를 따서 만든 우리의 독창적인 음절문자이다.

이 구결자가 정확하게 언제 만들어져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는 자료의 부족으로 알 수 없지만 고려시대 이전부터 부분적으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신라, 고려 시대의 이두 자료에도 간혹 한자의 생획자가 보인다. 일반적으로 구결자는 우리가 많이 사용해 왔던 한자에서 특히, 차자표기에서 많이 써 왔던 한자를 바탕으로 하여 만든 문자다. <도표 1>에서 보는 것처럼 구결자도 나름대로 기준을 가지고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한자의 생획자로 만든 차자 구결자는 한자의 머리부분이나 밑부분, 한자 좌우의 일부분 또는 초서체의 일부분을 따서 만든 것이다. 간혹 한자의 정자(正字)를 그대로 사용한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구결자의 체계에서 보면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다. 구결자의 문자체계는 일반적으로는 음절문자의 성격을 띤다. 구결자가 부분적으로 음소를 표기하는 경우도 있는바, 이들은 주로 말음첨기에 사용된 구결자이다. 구결자는 대부분이 음가자(音假字)나 훈가자(訓假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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