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훈민정음』에 보인 한글의 모습은 대부분 오늘날의 것과 일치하지만
얼마간은 달랐다. 특히 오늘날의 ‘ㅏ, ㅗ, ㅓ, ㅜ’ 및 ‘ㅑ, ㅛ,
ㅕ, ㅠ’가 ‘ㅣㆍ, ㆍㅡ’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 그러하다.
이것은 ‘ㅏ, ㅗ, ㅑ, ㅛ’ 등을 제자(制字)할 때 ‘ㅣ’와 ‘ㆍ’를,
또는 ‘ㅡ’와 ‘ㆍ’를 좌우, 또는 상하에 하나, 또는 두 개 결합하여
만든 것을 반영한 것이다. 이 시기에는 ‘ㆍ’가 완전한 원형(圓形)으로
되어 있는 것도 특징적이다(그림 1 참조). 그리고 거의 모든 획들이 직선이면서
그 모서리가
원필(圓筆)로
되어 있는 것도 후대 문헌에서와는 달랐다. 그
결과 ‘ㄱ’이나 ‘ㅁ’ 등 전체적으로 네모 반듯한 모양으로 되어 있었는데
한마디로 실용성보다는 하나의 교범(敎範)을 보이고자 함에 역점을 둔 서체(書體)였다고
할 수 있다.
한글의 이와 같은 서체는 1448년에 간행된 『동국정운(東國正韻)』에서
한 번 더 쓰였을 뿐 이내 변화의 길을 걷는다. 1447년에 간행된 『석보상절(釋譜詳節)』과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에서는 독자적인 모음으로서의 ‘ㆍ’의 동그라미
모습이나 획의 모서리 모습은 그대로 유지된다. 그러나 ‘ㅏ, ㅗ’ 등에서
‘ㆍ’의 동그라미 모습은 완전히 사라진다. 오늘날의 것과 같은 모습이 이미
이 무렵에 완성된 것이다. 그리고 1459년에 간행된 『월인석보(月印釋譜)』부터는
‘ㆍ’도 더 이상 동그라미 모양을 띠지 않게 되고 다른 획들도 모서리가
조금씩
사각(斜角)으로
바뀌면서 부드러워진다.
이 이후에도 계속 얼마간씩 변화를 겪지만 그것은 판본이 목판본인지 활자본인지,
활자본이라면 그 활자가
목활자인지
금속활자인지에
따라 그 특징에 맞춘 성격의 것이고 근본적인 변화라 할 것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