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말)는 두 가지 방법으로 표현된다. 청각에 의존하는 소리와, 시각에
의존하는 문자가 그것이다. 소리로서의 말과, 문자로서의 말은 각각 그것의 이름을
갖고 있다. 소리로서의 우리말을 가리키는 이름은 오늘날 ‘국어’나 ‘한국어’를
가장 많이 쓰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시대적 상황에 따라 달리 부른 이름이
여럿 있었다. 우리말 이름에는 민족 및 민족어에 대한 의식이 반영되어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서 역사적으로 어떤 우리말 이름이 사용되었고, 그것이 어떻게
변화하여 지금에 이르렀는지 알아보자.
1.1. 국가 이름으로 우리말을 나타낸 것
고대 한반도의 역사를 기록한 《삼국사기》에 나오는 ‘진언(辰言)’, ‘가야어(加羅語)’,
‘부여어(扶餘俗語)’ 등과 같은 언어 명칭은 고대 국가의 이름을 빌려 당시의
백성들이 썼던 언어를 지칭한 것이다. 이 명칭어들은 한반도와 인접 지역에서
거주한 고대의 집단들이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각각의 국가 단위로 인식했음을
보여 준다.
한편 《고려사》에는 중국어 ‘한아화(漢兒話)’와 함께 우리말을 ‘고려화(高麗話)’라
부른 예가 있다. 조선 시대의 한글 번역서 《번역노걸대》(16세기초)에
‘高麗人말솜’이 나오고, 《노걸대언해》(1670년)에는 ‘‘高麗人말’이
나타난다. 18세기 문헌인 《노걸대신석언해》에서는 ‘朝鮮人말’이 나타나는
바 이들은 모두 국가 명칭을 말 이름을 표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