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글을 지칭한 용어는 훈민정음 창제 이후부터 나타난다. 《조선왕조실록》과
《훈민정음》에서 우리글 명칭어로 쓰인 용어는 ‘훈민정음’, ‘정음’, ‘언문’이다.
‘훈민정음’은 세종실록과 정인지의 해례 서문 등에서 쓰였고, ‘정음’은
《훈민정음》을 비롯한 여러 문헌에 나타난다. 《석보상절》(釋譜詳節 序)의
협주에는 ‘정음’의 뜻풀이가 잘 기술되어 있다.
‘언문’은 세종 25년(1443년) 12월 30일의 실록 기사 ‘시월
상친제언문이십팔자’(是月 上親制諺文二十八字 : 이 달에 임금께서 손수 언문 28자를 만들었다)에 이어, 세종 26년(1446년)
2월 16일 기사에 최항, 박팽년 등에게 언문으로
《운회》를 번역하게 했다는
기사에서 ‘언문’의 용례가 나온다. 같은 해 세종 2월 20일 최만리 등이
언문 제작의 부당함을 아뢴 상소문(실록 번역문)에서 ‘언문’은 무려 22회나
쓰였다. 최만리 등을 불러 꾸짖는 세종의 말 속에서도 ‘언문’이 보인다.
‘훈민정음’이나 ‘정음’이 공식적이고도 격식을 갖춘 용어라면 ‘언문’은
이를 평범하게 부르는 속칭으로서 창제 때부터 공용(共用)된 용어이다. 세종실록에서
임금이 친제한 문자를 ‘언문’이라 한 것으로 보아 ‘언문’이 비하적 의미를
가졌던 것은 아니다. 한편 조선왕조실록에는 일본 문자를 가리키는 데 ‘언문’이
쓰인 예도 발견되며, ‘언문’과 같은 의미로 ‘언자(諺字)’라는 용어도
많이 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