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9년(중종 14)에 황해도 관찰사 김정국(金正國)이 백성을 교화하기 위해 간행한 책이다. 그 내용은 인륜의 기본이면서도 백성이 어기기 쉬운 덕목을 ‘부모(父母), 부처(夫妻), 형제자매(兄弟姉妹)’ 등 13조목으로 나누어 해설을 붙이고 이를 어겼을 때 적용되는 벌칙을 제시한 것인데, 삼강오륜과 같은 전통적인 덕목 외에 ‘족친(族親), 노주(奴主), 인리(隣里), 권업(勸業)’ 등 향촌 질서 유지에 필요한 덕목이 추가되어 있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원간본은 전하지 않고 두 계통의 중간본이 전해지고 있다. 하나는 1579년(선조 12)에 진주에서 간행된 것으로, 원문에 차자로 구결을 달고 한글만으로 언해를 하는 원간본의 체제를 그대로 따른 가운데 내용에서 ‘군상(君上)’의 한 조목을 추가하였다. 다른 하나는 1658년(효종 9)에 완남부원군(完南府院君) 이후원(李厚源)이 간행한 것인데 그 체제와 내용이 매우 특이하다. 한글 구결을 달았을 뿐 아니라 번역의 양상도 다르며 그 내용도 경민편 이외에 송나라 진령(陳靈)의 ‘선거권유문(仙居勸諭文)’ 등의 산문과 정철의 ‘훈민가(訓民歌)’를 같은 체제로 덧붙여 놓았는데, 이는 이후원이 원간본을 못 보고 한문만으로 된 사본을 구하여 새로 번역한 데서 기인한 것이다.
이 책은 당시의 윤리와 풍속 등에 대한 연구의 자료로서뿐 아니라 중세 후기와 근대의 국어를 고찰할 수 있는 자료로서도 가치가 있다. (이영경)